이 글은 USB-C 지원 전문가용 모니터 DELL U3219Q 언박싱 및 기능시연의 후속편이다.
유튜브 영상
시작하기 앞서…
U3219Q 모델을 처음 받았을 때 체감 했던 것은 생각보다 더 흐리다는 것이었는데, 안티글레어 코팅임을 감안해도 다소 심하게 흐린 부분이 있었다. 이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여러 델 모니터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U3219Q 전체의 문제인지, 본 제품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공장 캘리브레이션이 적용된 제품임에도 테스트 결과 처참한 수준을 넘어 계측 과정에서 오류가 났나 싶어 재측정을 하게 만든 수준이었다. 게다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오류까지 동반해 전문가용 모니터는 커녕 과연 이게 상용 제품으로 판매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천천히 파악해보도록 하고 계측 장비부터 소개하겠다.
근처의 영상장비 렌트숍에서 국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인 스파이더 X 엘리트를 임대하여 계측 및 보정을 진행하였으며 주어진 시간이 엄청 길지는 않았기 때문에 기본 소프트웨어로만 계측을 진행하였다.
테스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색영역과 명암비, 균일도에 대해서만 진행하고 나머지는 참고 자료로만 올려두도록 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스펙
- 패널 제조사 : LG 디스플레이
- 패널 종류 : IPS
- 화면 크기 : 31.5인치
- 해상도 : UHD 3840 X 2160
- 최대 주사율 : 60Hz
- 화면 밝기 : 400nit
- 명암비 : 1300 : 1
- 색상 : 가상 10비트 지원
- 색영역 : sRGB 99%, P3 95%
색영역 테스트
색영역은 스펙상으로 sRGB 99%와 P3 95%으로, 전문가용으로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아쉬운대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색역 테스트에 앞서 계측 장비를 빌리기 전 간이 테스트에서 P3 색공간에서 sRGB와 육안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의 색역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모니터에 이상이 있음을 직감했다.
게다가 육안으로 보기에도 색온도(백색점)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실사용시 OSD 메뉴를 통해 색온도를 5700K로 낮췄다. 그랬더니 꽤나 밸런스가 잡혀 보여서 이 상태로 사용하다가 계측 장비를 빌려오게 되었다.
기본설정 밝기 100%에서 색영역 측정 결과
기본설정 밝기 50%에서 색영역 측정 결과
색온도 5700K으로 변경 후 밝기 50%에서 색영역 측정 결과
색영역은 얼마나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측정치이다. 인간이 볼 수 있는 색 중에 카메라가 기록하고 모니터가 출력할 수 있는 색상에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어느정도 제약이 있는데, sRGB는 구세대 표준으로 HD 방송에서 표준으로 사용한 색공간이며 오래되었기 때문에 sRGB를 100% 지원하지 않는 제품은 극히 드물다. AdobeRGB는 어도비 프로그램에서 사용되는 색공간이며, P3는 디지털 영화 업계의 표준이자 애플이 최근 가장 중요시하는 색역이다. 애플 제품의 상당수는 이미 기본 디스플레이가 P3를 100% 지원한다. 테스트 결과 필자의 2018 15인치 맥북프로와 2019 아이맥 모두 P3를 100% 지원했다.
그런데 이 모니터에 대한 측정치를 보시면 알겠지만, 기본설정 상황에서는 P3 색영역의 73~74% 수준의 색역으로 저가 게이밍 모니터보다도 못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색역이 얼마나 되어야 좋은 것인지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100만원이 넘는 전문가용 타겟의 모니터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색역을 보여주기 때문에 역시 간이 테스트에서도 발견된 슬픔 예감이 맞았구나 싶었다.
그런데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을 적용한 후 다시 측정하니 모니터의 색역이 꽤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온다. 이 때 P3 색영역 기준으로 96%로 공시된 스펙보다도 1% 더 커버가 되는 것을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재측정도 해보고 그 상태에서 다시 테스트 그림을 놓고 비교했더니 진짜로 P3 색역 표현이 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제품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일단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의 색역은 표기 스펙을 살짝 넘는 수준임이 밝혀졌다. 그런데 이 부분은 원래 좋은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었던데다 캘리브레이터가 있으니 이렇게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었지 처음 고가의 모니터를 구입하는 사람이 이 제품을 받았다면 원래 비싼 모니터가 이런거구나하고 쓰지 않았을까 싶다.
밝기 및 명암비, 백색점 테스트
밝기 및 명암비
데스크탑에서 화면 밝기는 영화를 볼 때 빼고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보통 화면 밝기가 밝을수록 명암비도 높아지기 때문에 영상 시청할 때 더 실감나는 화질을 느낄 수 있다. U3219Q는 공시 스펙인 400니트보다 약간 더 높은 421니트로 측정되었고, 이 때 명암비는 1100:1로 스펙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명암비는 밝기가 낮아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보통 영상을 보면서 50%미만의 밝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으니 일상 환경에서도 1000:1 정도는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안티글레어 코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빛 반사를 막아주어 밝은 환경에서도 최적의 영상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글레어(일반) 모니터의 경우 어두운 장면일수록 주변 빛에 방해를 받게 되는데 그런 영상이 최소화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안티글레어 코팅의 고질적인 문제인 색이 다소 흐린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
백색점(색온도)
색온도는 정확히 말하면 백색점이라 하는데, 모니터의 흰색을 어디에 맞출 것인가이다. 흔히 과학에서 발광하는 물체의 색으로 온도를 측정한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것처럼 모니터의 흰색이 켈빈온도로 표시하면 몇도가 되는 색인가를 재는 것이다. 태양은 5500K, 흰색 형광등은 5700 ~ 6500K이며 영상표준은 6500K이다. 색온도가 높을수록 화면이 푸르게 보이고, 낮을수록 붉게 보인다. 일반적으로 맥 제품들의 경우 색온도가 보통 6500에서 7000K 사이가 디폴트 값으로 나오고, 타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7000K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기본설정에서 색온도가 무려 7400 ~ 7900K 수준으로 나와서 목표치인 6500K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즉, 화면에 푸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붉은(혹은 누런) 화면보다 푸르딩딩한 것이 더 화질이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비전문가용 모니터는 다소 색온도를 높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은 전문가용 제품임에도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참고로 색온도가 6500K일 때 가장 자연스럽게 보일 확률이 높은 것은 물론, 그 이상으로 높이면 청색이 더 강해져 눈의 피로가 심해지기 때문에 올바른 값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색온도만 제대로 설정해도 블루라이트 차단 설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균일도 테스트
색상 균일도 테스트
색상 균일성은 모니터의 영역을 9등분하여 각 위치의 색이 얼마나 틀어지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색 틀어짐의 기준은 위에서 설명한 색온도를 기준으로 측정한다. 델타 E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특성이 좋은 것이다.
어떤 값까지가 딱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필자의 2018 15인치 맥북프로보다는 균일성이 떨어지고(편차가 큼), 2019 27인치 아이맥보다는 균일성이 아주 살짝 좋다. U3219Q가 전문 색상 그레이딩(영상 후 편집 시 색상 미세조정하는 것)용 고가 모니터는 아니므로 준수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밝기 균일성 테스트
밝기 균일성은 모니터의 영역을 9등분하여 각 영역의 밝기를 측명하는 것인데, 빛샘 현상으로 악명 높은 델 답게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2019 27인치 아이맥보다 편차가 2배 높게 나타나고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윗 부분과 주변부가 살짝 어둡게 느껴진다.
밝기 균일성은 전문가용 혹은 준 전문가용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품질로 판단된다. U3219Q는 앞서 지적한 출고 셋팅 문제가 가장 컸지만 이것을 적절히 설정하고 캘리브레이션까지 진행했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큰 문제가 밝기 균일성 문제다. 밝기 균일성은 캘리브레이션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며, 각 생산품마다 품질이 꽤 차이가 나는데 델에서 이런걸로는 교체를 해주지 않기 때문에 뽑기운에 맡길 수 밖에 없다.
기타 측정 값
밝기 100%
밝기 50%
밝기 50%, 색온도 5700K 설정
총평